3년전... 그러니까 대항해시대가 처음 나왔을 때, 기존 코에이의 대항해시대 시리즈 팬들은  약간 의아하게 여기던 점이 있었다.

지금까지의 대항해시대 시리즈들에선 배를 여러척 끌고 다니며, '무역', '전투', '탐사'등을 다니는 것이 기본이었는데, 어찌된 것인지 이 대항해시대 온라인에서는 배를 단 1척만 끌고 다닐 수 있었던 것이다.

직업레벨을 올리면 더 배를 끌고 다닐 수 있을거야.

아니면...

스킬레벨을 올리면 더 배를 끌고 다닐 수 있을거야.

이런 생각을 가졌던 플레이어들이 나 이외에도 무척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배를 여러 척 끌게 해주는 스킬따윈 존재하지도 않았다. 플레이어 한 사람당 배 한 척만이 주어질 뿐이었다. 배를 여러척 소유한다 하더라도, 운용할 수 있는 건 단 한 척뿐...

...그런 딜레마에 빠져 시간이 흐르던중, 나는 인도에서 묘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캐릭터네임을 여러명이서 맞춘듯한 느낌의 그룹이 캘리컷 <-> 캘커타 를
계속 지나다니는 게 아닌가...

예를 들어 아르A함대, 아르B함대, 아르C함대, 아르D함대, 아르E함대 같이 말이다.
내가 그토록 꿈에 그리던 함대구성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함대를 구성할 수 있는걸까.

...

의외로 답은 손쉽게 나왔다.

[클라이언트를 여러 개 실행시키면 된다]

대항해시대 온라인이라는 게임은 참 단순하다.
혼자 플레이하면 A마을과 B마을을 한 번 왕복했을 때, 1만 듀캇이라는 이익이 생긴다.
하지만, 클라이언트를 5개정도 실행해서 함대를 조직하면 한 번 왕복했을 때, 혼자 왕복했을 때의 다섯배 이익인 5만 듀캇을 챙길 수가 있다.

그래서 시작된 다중클라이언트 플레이...

처음에는 이중 클라이언트, 익숙해지자 삼중 클라이언트, 욕심이 생기자 사중 클라이언트, 이왕하는 김에 남자라면 오중 클라이언트... 이건 뭐 핀판넬이 따로 없다.

남들이 리스본 <-> 캘리컷 한 번 왕복해서 후추를 500통정도 지중해로 수입해올 때
남는 이익은, 약 2,500,000만 듀캇... 그러나 난 그 다섯배인 12,500,000만 듀캇을 벌어왔다.
후송도중, 1~200통이 화재나, 재해로, 날아간다 하더라도 꾸준히 1000만씩은 보장되었으니 무척 짭잘한 장사가 아닐 수 없었다.

더욱이, 난 재밌는 버그도 알고 있었다.

1. 저레벨에선 난파를 하더라도 선박물건 손실면제
2. 입항허가가 나지 않은 구역에서 난파처리를 하는 경우
입항허가가 난 가장 가까운 도시로 이동

이 두 가지 조건을 교묘히 이용했던 건데

입항허가를 받지 않고 캘리컷에 도착한 다음 후추를 가득 실은 상태로, 난파를 해서, 약 1시간 거리인 캘리컷 <-> 세비야를 1초만에 이동시키는 방법이었다.

이 방법으로 안전하게 1시간에 800통씩 후추를 날랐기 때문에, 명성치에선 날 따라올 자가
없었다. 물론, 상업용 클리퍼를 다섯대나 끌고 다니면서 후추를 1시간동안 4~5천통씩 나르는 캘리컷의 투자왕에겐, 두손두발 다 들었지만...

시작은 다중클라이언트 얘기였는데 끝은 버그이야기구나... -_-a 긁적